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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유산 보존 & 개인 자료 아카이빙

아카이빙용 파일명 규칙 표준 만들기

1. 파일명 규칙이 아카이빙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

아카이빙에서 파일명 규칙은 단순한 정리 습관이 아니라, 전체 기록 체계의 뼈대에 해당한다. 많은 사람들이 폴더 구조에는 신경 쓰지만 파일명은 촬영 날짜 그대로 두거나 임의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천, 수만 개의 파일이 쌓이는 아카이브 환경에서는 파일명 자체가 가장 빠르고 강력한 정보 단서가 된다. 운영체제 검색, NAS 인덱싱, 클라우드 필터링 모두 파일명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규칙 없는 파일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혼란을 키운다. 예를 들어 “IMG_1023.jpg”, “scan001.pdf”, “새문서(3).pdf” 같은 파일명은 생성 시점에는 의미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몇 년이 지나면 어떤 자료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아카이빙은 ‘미래의 나’ 혹은 ‘다른 사람’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작업이므로, 파일명은 반드시 설명력을 가져야 한다. 잘 설계된 파일명 규칙은 폴더를 열지 않아도 자료의 핵심 정보를 즉시 전달하며, 중복 파일을 구분하고, 자동 정렬과 백업 검증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파일명 규칙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아카이브의 장기 생존성을 결정하는 핵심 표준이다.

 

아카이빙용 파일명 규칙 표준 만들기

2. 표준 파일명 구성 요소와 권장 형식 설계

아카이빙용 파일명 표준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일관성과 확장성이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기본 구성 요소는 날짜, 대상, 사건 또는 주제, 세부 설명, 버전 정보다. 예를 들어 “20210315_김영수_중학교졸업식_단체사진_v1.tif”처럼 작성하면, 파일명만으로도 언제, 누구와 관련된, 어떤 자료인지 즉시 파악할 수 있다. 날짜는 반드시 YYYYMMDD 형식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운영체제 정렬 시 시간 순서를 정확히 유지하기 위함이며, 지역별 날짜 표기 혼란을 방지한다. 인물 이름이나 기관명은 한글 또는 영문 중 하나로 통일하고, 혼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건이나 주제는 가능한 한 짧고 명확한 명사형으로 작성하며, 조사나 불필요한 수식어는 배제한다. 특수문자는 시스템 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언더바(_)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공백은 피하고, 하이픈보다 언더바를 사용하는 것이 검색과 자동 처리에서 유리하다. 또한 파일명에 버전 정보를 포함하면 편집본과 원본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본은 v0, 색보정본은 v1, 편집본은 v2처럼 숫자로 관리하면 혼선이 없다. 이런 표준은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자료가 쌓일수록 정리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여주는 장치가 된다.

 

 

3. 실패하는 파일명 규칙과 장기 운영을 위한 유지 전략

많은 아카이빙 프로젝트가 중간에 무너지는 이유는 규칙 자체가 잘못돼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실패 사례는 규칙이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다. 파일명에 너무 많은 정보를 넣으려다 보면 입력 자체가 부담이 되어 결국 규칙을 지키지 않게 된다. 또 다른 실패는 상황별로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사진용, 문서용, 영상용 규칙이 제각각이면 시간이 지나 통합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파일명 표준은 최소 정보로 최대 의미를 전달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모든 매체에 공통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장기 운영을 위해서는 파일명 규칙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표준 문서나 체크리스트 형태로 만들어 두면, 시간이 지나도 동일한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기존 파일명을 점검하고, 규칙에서 벗어난 파일을 수정하는 정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괄 이름 변경 도구를 활용하면 수작업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일명 규칙을 ‘정리용’이 아니라 ‘보존용’으로 인식하는 태도다. 파일명은 단기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뒤에도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결국 성공적인 아카이빙용 파일명 규칙은 기술적 요령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는 설계 철학에서 완성된다.